전국 방방곡곡 한 목소리로 우렁찬 독립 만세 소리가 울렸던 것은 ‘선언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공공적 감동적 문서일수록 널리 읽혀 바람직한 구조 변혁과 역사 변화를 일으켜야 합니다. 누구나 쉽게 선언의 본뜻을 이해하고 마음을 한데 모을 수 있어야 변혁과 새 역사가 일어납니다.

100년 전의 선언문은 지금도 남아 있지만, 그 뜻을 온전히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3.1독립선언서만 해도 한글과 한자를 섞어 썼고 오늘날에는 쓰지 않는 말들이 많아 전문가도 읽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 위원회에서는 여러 전문가를 비롯해 초등학생의 의견까지 직접 듣고 국민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독립선언서를 풀어 썼습니다. 100년 전 온 국민의 몸과 마음을 움직였던 선언문을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는 문서로 만들어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선언문이 주장했던 나라의 독립과 세계 평화의 정신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1945년, 우리는 진정한 광복과 해방을 맞지 못하고 나라가 외세 강대국에 의해 분단되었고, 선조들이 꿈꿨던 ‘독립된 하나의 나라’는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의 대립을 이용해 지배자의 잇속을 채웠던 ‘적대적 공생 관계’는 아직도 청산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시작된 화해와 평화의 봄바람이 새로운 역사적 전환을 알리는 순풍으로 이어지더니 이제 낡은 시대의 묵은 때를 씻어 버릴 태풍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100년 전의 독립선언서는 이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말해 줍니다.